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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영농부산물을 태우고 있습니까?

환경이슈신문 | 기사입력 2024/03/25 [09:26]

아직도 영농부산물을 태우고 있습니까?

환경이슈신문 | 입력 : 2024/03/25 [09:26]

▲ 서창우 함양 부군수     

얼마 전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지들께 영농 부산물 소각금지 문자 보내기를 홍보하였다. 

산불의 발생 원인 중 입산자 실화(38%) 다음으로 소각산불(29%)이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어 소각 산불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꾸준히 펼치기 위한 차원에서였다.

 

우리 함양에도 봄이 왔다. 봄철 농사 준비에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들에 나가면 처리하지 못하고 한쪽에 자리를 잡은 고춧대, 깻대가 자꾸 눈에 밟힌다. 태우고 싶지만, 산불감시원이 태우지 못하게 하고, 밤낮으로 홍보 방송을 틀어대니 태울 수가 없다.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정말로 성가신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에 가시가 따로 없다.

 

그 눈 안의 가시를 빼내기 위해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산불감시원의 눈을 피해 살짝 들에 나와 고춧대, 깻대를 태운다. 불꽃을 보고 마을주민이나 차량으로 이동하는 사람이 119에 신고를 한다. 119가 출동하고, 산불예방전문진화대원이 출동하고, 산불감시원이 출동하고, 소방차가 출동하고, 산불 진화차가 출동하고, 경찰차가 출동하고... 출동, 출동이다.

 

어르신은 깻대 하나 태우려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셈이 되었다. 우리가 다가가서 왜 그러셨냐고 물으니, 대답도 잘 못하시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아드님 따님에게 전화를 드린다. 전화를 받은 아들딸들은 새벽에 무슨 일이냐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그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이다.

 

불법소각은 과태료 30만 원이 문제가 아니라, 자칫하면 들을 태우고 산을 태우고 전 재산을 태우고 여러 사람의 속까지 태우는 위험한 행위이다. 처리하고 싶은 농산 부산물은 가까운 읍면사무소에 문의하자. 물론 어려운 점도 있지만 파쇄기로 파쇄를 해줄 수도 있다. 같이 고민하여 이 어려운 봄철을 잘 넘겨서 아름다운 함양을 산불로 보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탁을 드려 본다. 이번 주말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친지들에게 안부 문자 어떠세요? 절대로 소각하면 안 된다는 문구 하나 더해서요. 

 

어머님, 아버님! 아직도 영농 부산물 소각으로 자식들의 속을 태우시겠습니까?

 

함양부군수 서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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