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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공원 이용 1억 명 시대 열다.

백규석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환경이슈신문 | 기사입력 2012/08/08 [18:06]

자연공원 이용 1억 명 시대 열다.

백규석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환경이슈신문 | 입력 : 2012/08/08 [18:06]
▲     백규석 국장 

시장경제학자들은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부터 초래된 부동산 버블 붕괴현상을 지목한다. 부실대출규모가 어느 수준 이상 증가하면 부동산 거품이 터지게 되므로, 금융당국은 대출속도를 늦추거나 은행의 자본준비금을 늘리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그러나 당국은 어느 정도의 부채가 안전한 수준인지 판단하는 방법도 몰랐고, 별다른 조치 없이도 시장이 잘 작동할 것이란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금융위기로 치닫는 것을 막지 못하였다.

자연생태계에도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는 시점이 존재한다. 생물종멸종, 기후변화, 지하수 고갈, 토지황폐화 등과 같이 한번 넘으면 변화를 이전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시점이 있는데 이를 ‘티핑포인트’라 일컫는다. 현재까지 인류는 생물다양성을 포함한 자연생태계의 정확한 ‘티핑포인트’를 찾아내지 못하였다. 마찬가지로 한계치를 넘을 경우에 발생할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결과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우리나라에는 20개 국립공원을 포함하여 전체 79개소의 자연공원이 있다. 국토 육지면적의 4.8%에 불과한 지역에 멸종위기종의 60%, 야생생물종의 약 50% 가량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보전의 최후의 보루이다. 2007년도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를 계기로, 탐방객은 5년간 40%가량 증가하여 자연공원을 찾는 국민이 약 1억 명에 이르렀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탐방로의 20%이상은 이미 훼손되었으며, 무분별한 샛길로 인해 동식물의 서식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케이블카 설치요구가 거세지고,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국립공원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칫 공원 생태계의 한계점도 파악하지 못하는 찰나에 다시 회복할 수 없는 붕괴사태로 치닫을 위험성마저 느껴진다.

자연공원은 현 세대 뿐만 아니라 후대에게도 소중한 자산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리고 경이로운 즐거움과 영감, 휴양기회를 제공하여 국민의 보건, 여가와 정서생활을 향상시키고, 공동체의 화합과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자연공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공원시설의 환경영향과 적정 이용수요를 고려한 경제성 확보여부, 공동체 상생발전방안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기준인, 가칭 ‘자연친화적 공원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낼 계획이다. 공원훼손을 유발하는 등산 일변도의 탐방활동을 산책, 생태관광, 레저 활동 등으로 분산시켜 지역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공원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겠다는 방안이다.

또한, 자연공원의 ‘티핑포인트’가 어디이고, 현재 위험 수준이 어느단계에 와 있는지 냉정한 진단을 실시하는 노력도 함께 기울일 예정이다. 탐방로 훼손상태, 탐방객 이용규모와 행태 등 스트레스 유형을 종합지수화한 ‘국립공원 스트레스 지수’를 개발하여 공표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탐방예약제, 선택적 입장료 징수, 휴식년제 등을 도입하여, 공원생태계가 한계점으로 치닫는 것을 예방할 계획이다.

국립공원 제도가 도입된 지 어느덧 46년이 흘렀다. 무분별한 개발과 유원지로서 국립공원이 인식되던 시대, 자연보호를 위해 규제에만 치중하던 시대를 지나, 앞으로는 보전과 이용이 공존하는 지혜를 찾아야 하는 시대이다. ‘자연공원 이용 1억 명 시대’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2012.08.07 백규석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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