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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남해안 바닷모래 채취갈등 ‘평행선’

어민들 "시위 비롯해 법적 소송도 불사"
건설업계 "건설현장 중단시 경제피해 불보듯"

환경이슈신문 | 기사입력 2017/03/08 [15:24]

청정 남해안 바닷모래 채취갈등 ‘평행선’

어민들 "시위 비롯해 법적 소송도 불사"
건설업계 "건설현장 중단시 경제피해 불보듯"

환경이슈신문 | 입력 : 2017/03/08 [15:24]


 청정수역 남해안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채취하는 바다모래를 둘러싼 어민들과 건설업계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어민들은 바다모래 채취로 해양·수산자원이 황폐화되고 있다며 반대하며 법리공방도 불사할 조짐이다.반면 건설업계는 바다모래 채취가 중단될 경우 건설사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국회에서 강호인국토부장관은 수공은 골재 채취, 흙을 담당하는 부서지만은 골재 채취를 담당함에 있어 지역의 어민과 해양을 관리하고 있는 해양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협의를 거쳐 골재 채취가 이루어져 왔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에 당시 최인호의원은 해수부는 국토부가 그냥 골재채취를 바다에서 안하겠다는 결정만 하면 자기는 따르겠다. 국토부가 사실상 키를 쥐고 있는 것이라고 질의했었다.

 

강 장관은 이어 해양에서 골재 채취하는 것이 육지에서 골재 채취하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 강행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밝혀 논란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의 바다모래 채취를 둘러싼 갈등은 어민들과 건설업계 양측 모두 생계가 걸린 사안인 만큼 합의점 도출에 난항을 겪으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해양수산부는 국토교통부의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바다모래 채취단지 지정연장 신청에 대해 조건부 연장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내년 228일까지 해당 수역에서 650의 바다모래 등 골재를 채취할 수 있게 되면서 화근이 됐다.

그러나 부산, 울산 등 동남권 건설업체들은 벌써 1년 후 골재파동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남해EEZ에서 채취하는 바다모래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사용하는 모래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남해EEZ에서 채취한 모래는 그동안 13,000~18,000원에 공급됐었지만 지난 115일 이후 모래 채취가 임시 중단되면서 가격이 25,000~32,000원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남해 대신 전북 군산 등 서해에서 채취된 물량으로 운반 거리가 길어져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더군다나 사흘에 한 번 꼴로 공급되면서 일부 건설현장의 가동이 멈추기도 했다.

 

이같은 추이에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모래 공급 부족으로 골재업체의 영업이 중단되고, 남해EEZ 모래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동남권 레미콘 공장이 지난달 11일부터 생산을 중단했다"고 성토했다.그는 "이 지역 130여개 레미콘 공장 중에 54%70여개 공장이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로 인해, 부산·울산·경남 지역 내의 공공·민간 건설현장이 콘크리트타설 작업을 다른 공종으로 대체해 진행하거나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고 우려했다.이들은 "공종을 바꿔 공사를 진행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모래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조만간 부산 신항 등 대형 국책 사업을 포함한 이 지역의 대부분의 건설현장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에 이르게 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전국 어민들은 국토부에서 골재채취지정연장을 실제로 강행할 경우 어선을 동원해 해상시위를 벌이고 있다.전국 각지에서 총궐기대회를 여는 등 물리적 투쟁과 함께 국토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급기야 지난달 28일 수협중앙회 대표이사와 전국수협조합장 등으로 구성된 전국 어민 대표 항의방문단은 세종시 해수부와 국토부를 차례로 방문해 남해EEZ 해사 채취 결정을 철회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전국 어민 대표들은 "어민 피해, 환경 피해 이런 것은 전혀 감안하지 않고 채취비용만 반영하기 때문에 싸게 보일 뿐"이라며 "피해에 따른 손실비용을 반영하면 바다모래는 지금처럼 마구 퍼내 쓸 수 없는 값비싼 골재"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다모래를 사용하면 건축 수명이 짧아지고, 그만큼 경제적 손실이 더 커진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바다모래를 값싸다고 마구 쓰면 결국 사회적으로 비용과 손실만 더욱 커져서 국민 부담이 더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는 바다모래가 염분과 조개껍질 같은 불순물을 포함하고 있어 시멘트의 결합력을 떨어뜨리고, 시멘트 입자의 균질성을 저해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바다모래 대신 여주에 쌓여 있는 4대강 준설 모래부터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국토부에서는 가격논리, 시장경제논리 상 여주에 있는 준설토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바다모래 채취를 두고 전국 어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치권에서도 채취 중단을 촉구하는 등 반대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계속된 바다모래 채취로 해양생태계가 파괴돼 어민들이 겪는 피해가 막심하다는 주장이다. 지난해의 경우 44년 만에 어획량이 100만톤 이하로 감소했으며, 경남 지역의 멸치 어획고는 48%가 줄었다.

 

남해안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채취하는 바다모래를 둘러싸고 어민들과 건설업계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 경남 통영에서 통영, 남해 등 12개 수협 관계자 등이 '남해EEZ 바다모래채취를 전면 금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최근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골재용 바다모래 채취를 중단하고, 바다모래 채취가 해양환경과 수산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남해 및 서해 배타적경제수역 모래채취 중단 촉구 결의안'을 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정리=허재현 기자/사진=수협중앙회 제공-블로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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