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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공기 5초마다 분석…동해 기후 감시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 착공…안면도·제주 이어 세번째

환경이슈신문 | 기사입력 2012/05/17 [19:01]

독도 공기 5초마다 분석…동해 기후 감시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 착공…안면도·제주 이어 세번째

환경이슈신문 | 입력 : 2012/05/17 [19:01]
대한민국 동쪽 끝 독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지켜볼 만한 새로운 ‘독도 지킴이’가 하나 늘었다.
 
기상청은 지난 5월 10일 국내 동쪽 끝인 울릉도와 독도에 온실가스 변화 등 지구 기후변화를 관측할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 착공식을 열었다. 독도에 기상장비가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동해 울릉도·독도에도 기후변화감시소가 들어선다. 1996년 서해 안면도, 2008년 남해 제주에 이어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가 완공되면 신뢰성 높은 자료를 생산해 세계기상기구(WMO)에 보낼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독도영유권 주장에도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동해 울릉도·독도에도 기후변화감시소가 들어선다. 1996년 서해 안면도, 2008년 남해 제주에 이어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가 완공되면 신뢰성 높은 자료를 생산해 세계기상기구(WMO)에 보낼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독도영유권 주장에도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울릉도에서 관광선을 타고 출발한 지 2시간 30분이 지난 5월 8일 오전 10시. 파도만 넘실대던 망망대해에 갑자기 바위섬 하나가 물속에서 떠오르듯 나타났다.
 
4백여 명의 관광객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독도에 도착했다!”

안개가 자욱한 잔뜩 흐린 날씨였지만 관광객들은 선착장에 서서 함성을 외치며 사진을 찍었다.
 
태극기를 가져와 독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채 30분도 되지 않는 독도 체류시간 동안 대부분 중·장년층인 관광객들은 어린애처럼 즐거워했다.
 
이날 독도를 찾은 김우종씨(63)는 “일년에 몇 번 들어올 수 없다는 독도에 직접 오니 더없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후변화감시센터는 안면도와 제주 고산 두 곳에 설치돼 있다.
 
기상청 임병숙 기후변화감시센터장은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 설치로 한반도 내에서 발생한 모든 대기정보의 추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유입되는 대기 상태를 안면도에서 분석하고 태평양에서 유입되는 공기는 제주 고산에서, 한반도를 빠져나가 일본으로 향하는 대기는 울릉도·독도에서 분석하는 ‘한반도 기후감시망’이 완성됐다는 의미다.

내년 완공되면 한반도 기후감시망 완성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는 내년까지 42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울릉도기상대 내 부지에 연구동과 연구지원동 등 2개 동, 1천1백제곱미터 규모로 건립된다.
 
 우선 온실가스와 에어로졸, 산성비, 자외선 등 기후변화 4개 분야 분석부터 시작한다.
 
기존에 설치된 안면도 및 제주 고산감시소는 온실가스와 반응가스, 에어로졸, 대기복사, 산성비, 오존, 자외선 등 기후변화 6개 분야 전체를 분석하고 있다.

독도에는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 농도를 측정하는 무인장비가 설치됐다.
 
이는 독도에 설치된 첫 기상장비로 지난해 11월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했으며 현판식 후 정식 운영될 계획이다.
 
해발 98.6미터인 동도 꼭대기에 건립된 KT 송전탑 위에 있는 원격관측시스템은 독도 공기를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센터로 실시간 전송한다.

한반도 기후변화 적극적 대응 가능해져

독도에 설치된 관측시스템은 관리자 없이 운영된다. 우선 송전탑 위에 설치된 공기채집구를 통해 독도 상공에 떠다니는 공기를 수집한다.
 
이렇게 모인 공기는 제습장치에 들어가 습기가 전혀 없는 상태로 바뀐다.
습기가 함유된 공기를 분석할 경우 온실가스 측정값의 오차범위가 커지기 때문이다.

제습된 공기는 양(量)을 분당 5백시시(CC)로 조절한다.
 
이후 측정 장비인 공동분광감쇠기(CRDS)에 들어가 반사거울이 달린 원기둥 안에 모인 공기를 향해 레이저를 발사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측정하게 된다.
 
해당 무인관측시스템은 하루 24시간 내내 외부 통제 없이 이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4월 관측 결과에 따르면 독도에서 측정되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4백3피피엠(ppm) 정도로 다른 지역보다 조금 높다.
 
김상훈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 주무관은 “독도에서는 5초에 한 번씩 이산화탄소 양을 측정하고 있다”며 “해당 자료를 축적해 동해지역의 기후변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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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독도 관측소 설치가 단순히 ‘상징적 의미’만 가진 것은 아니다. 한반도 기후변화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른 만큼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미도 가진다.

울릉도·독도 감시소보다 먼저 설치된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센터 관측치에 따르면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해 3백95.6피피엠으로 1999년의 3백70.7피피엠보다 24.9피피엠 늘었다. 이는 전 지구 평균농도인 3백90.5피피엠에 비해 높은 수치다.

기상청 신임철 기후변화감시센터 연구관은 “전 세계적으로 과거 5천년 동안 이산화탄소 농도가 15피피엠 정도 올랐지만 안면도 센터에서는 12년 만에 25피피엠 올랐다”며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 정도로 기후변화가 빠르다”고 말했다.
 
기상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존의 40퍼센트 이상 증가할 경우 온대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아열대 기후가 열대 기후로 바뀌는 등 기후대 변경이 이뤄진다.

육지에서 고립된 섬 지역이라는 점도 울릉도와 독도에 기후변화 관측소를 만든 이유 중 하나다.
 
기후변화를 관측하는 감시소는 전세계적으로도 섬이나 산악지대 등 인간 활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에 설치된다. 

울릉도·독도는 기후변화 관측 최적지

세계기상기구(WMO)가 지정한 지구대기감시(GAW) 프로그램에 따라 지구 기후변화를 관측하는 미국 마우나로아 관측소와 일본 미나미토리(南鳥)섬 관측소는 각각 해발 3천4백미터 산악지역과 육지에서 2천킬로미터 떨어진 섬에 건립됐다.

신임철 연구관은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인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의 대기까지 바뀔 때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가 발생했다고 인정하며 독도는 이같은 기후변화를 측정하기에 최적인 청정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향후 울릉도·독도 감시소에 현재 측정하지 못하는 반응가스와 오존 등의 관측 설비도 설치해 국제 기준에 맞는 곳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이곳에서 관측하는 자료도 매년 발간되는 ‘지구대기감시 보고서’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울릉도·독도 기후변화감시소의 관측 여건이 좋은 만큼 앞으로 WMO가 인정하는 지역급 관측소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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